
MSP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나만의 TOP10을 적어보았다.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책등, 그리고 명언들을 쭉 기록해봤다.
그러던 중, 문득 어떤 분의 메일 서명인 '만나는 사람 모두 우리의 스승이다' 생각이 났다.
그 메일 서명이 기억 나는 순간,
나는 내가 잊고 있던, 내게 영향을 주신 모든 분들을 기억해보기로 했다.
난 이 글을 통해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내가 언제나 기억하고 있는 부모님을 제외한,
내게 영향을 주신 그 분들께 드리기 위해ㅡ
그리고,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반추하기 위해ㅡ
내 기억에서 잠시 잊었던 모든 분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1. 오진식형
지금 부경대학교 생명공학과에서 재학중이며, 곧 POSTECH에 진학할 예정인 식이형
평범했던 '나:이동훈'을 처음 과학 분야쪽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발굴' 해준 오진식형.
진식이형이 내게 영향을 준 것은 한두 부분이 아니었다.
과학쪽 분야와 관련한 부분부터, 노래방스킬(?)까지였는데,
- 더욱 넓은 세상을 보여줘서, 일찍부터 연구활동과 논문발표를 하게된 것
- 서로 다른 분야의 만남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을 배운것도
- 대중들에게 '과학'을 다가가게 해야만, 대중들이 '과학'을 알아야만,
진정으로 과학이 '사람'을 위한 학문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르쳐 준 것도
- 편협해지지 말고, 끝 없이 새로이 도전해야만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것도
위의 다소 무거운(?) 영향들 외에도
- 진식형처럼 노래 잘 부르고 싶어서 노래방 자주 가게 됐다는
아주 지극히 평범한 영향도 있다.
내가 지금까지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스승분들을 만난 길을 갈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영향을 준 오진식형.
과학도에게 '마인드'는, 그 과학도의 '심장'이나 다름없다.
그 심장을 내게 준 오진식형을, 내 인생의 가장 큰 스승인 형을 TOP에 올린다.
2. Dale Carnegie(데일 카네기) 선생님
내가 읽어본 책들 중에서, TOP10에 1,2위를 다투는 책은
카네기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이었다.
중학교 시절, 친척어른께서 주신 '당신이 리더다'라는 책은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기반한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는 순간,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에 형광펜으로 밑줄과 수많은 메모들을 하며 읽었다.
- 한 해당 2백명 가량의 회원이 있는 제주도 고교 컴퓨터연합서클 '제로하나'의 회장을 맡게 된 것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 내성적인 성격과 몇몇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비교적 무난한 인간관계를 이어올 수 있던 이유도
모두 이 카네기 선생의 책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이 책은 내 성경이나 다름 없는 책이다.
삼국지를 제외하고 내가 가장 많이 반복해서 읽은 책이고,
언제나 이 책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잘 되지는 않지만]
비록 작고하신지는 오래되셨지만,
선생님의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은 내 신념과 뜨거운 가슴을 전달하는 법을 가르쳐주신 스승이다.
선생님께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드리고자 한다.
3. 오홍식 교수님
일반적으로, 일반인문계생은 교수님께 지도 받기가 대단히 힘들다.
과학고 학생들처럼 R&E(Research and Education) 제도를 통해 교수님 Lab에 들어가 연구에 참여 할 수도 없다. 답장메일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형편에서, 자신의 연구과제에 지도나 조언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교수님들께서는 바쁘셔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오홍식 교수님은 다르셨다.
교수님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꼭 3일 내에 회신을 주셨으며, 필요하다면, 개인사사까지 해주셨다.
제주대학교 생물교육과 오홍식 교수님을 내가 처음 뵌 것은 과교총에서 개최하는 과학실험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생물교육과에서 지도 받을 때였다. 당시 나는 한창 동물학과 컴퓨터 과학의 연계 논문을 동료와 준비 중 이었는데, 그때의 인연을 시작으로 난 고등학생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께 사사를 받을 수 있었다.
왠만한 대학생들보다 오랜 시간 교수님과 면담하고 사사 받았다.
교수님의 명의로 제주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었으며, 한국에서 흔치 않은 동물행동학 전공자이신 교수님께 동물학에 대해서 거의 개인 교습을 받았다.
난 단순한 동물행동학적 지식(Knowledge) 뿐만 아니라,
- '진리의 탐구자'인 과학도가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해서도 배웠다.
이러한 결과,
- 나는 2006 MS Imagine Cup 고등부 대상이라는 영애를 얻을 수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교수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실제 아프리카 기아 해소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 Livingston's Beetles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다.
과학도에게 '마인드'가 그 과학도의 '심장'이라면,
과학도에게 '연구에 대한 신뢰와 지지'는, 그 심장을 뛰게하는 '혈액'이다.
오진식형과 마찬가지로 내게 '심장'을 주셨으며, '혈액'을 주신
나 이동훈의 제 2의 아버지이신 오홍식 교수님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4. 류한석 선생님
2006 MS Imagine Cup때 심사위원으로 처음 뵙게된 류한석 선생님.
내가 류한석 선생님을 직접 뵌 것은 몇번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류한석 선생님의 글들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선생님의 Peopleware 블로그에서 처음보게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피플웨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라는 말은
내가 지금까지 다른 과학분야와 IT분야에서 해오던, 단편적인 생각의 조각들을 정리하는 '열쇠'가 였다.
인류에 기여할 천재들을 발굴한다는 취지하에 시작됐지만
단순한 문제풀이에 급급하게되버린 어떤 대회들 부터,
인간의 삶에 보탬이 되게 하겠다며 작성되었으나
학계에만 잠들어 있는 수 많은 과학과 IT분야의 논문들,
인간을 위한다는, 정확히 말해 인간의 '편의'를 위한다는 유비쿼터스가
인간 감시와 통제의 선구자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느껴온 생각의 조각들을
류한석 선생님의 '열쇠'를 통해
- 진정으로 '인간'을 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 그리고 내가 목표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
또한, 단편적인 단면 밖에, 한 분야밖에 볼 줄 모르고,
안된다고, 세상이 이상하다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편협한 과학도 또는 코더 대신
- 더욱 넓게 보며 앉아서 사유하기 보다는
- 그 일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서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학도의 '심장'과 '혈액'을 가진 나에게
내가 가진 신념을 세상에 펼치기 위한 '두뇌'를 주신 류한석 선생님.
선생님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지금도, 류한석 선생님의 블로그는 내 즐겨찾기 1순위이다.
5. 신윤지
누구나 사람에게는 방황하던 시기가 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으며, 오히려 남들보다 조금 그 기간이 길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너만 보면 인생이 짜증난다, 무슨 생각하고 사는거냐"라는 말을 수시로 듣고 살았고,
학생이 해서는 안되는 여러가지 일을 한 적도 있었다.
- 그런 시기에 날 잡아준, 힘든 시기에 날 바로 설 수 있게 바로 잡아준 사람이자,
내가 지금까지 삶에서 가장 큰 영광 중에 하나인 Imagine Cup을 수상 할 수 있도록,
- 자신의 '기회'까지 포기해 가며 도와줬으며 신념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준 사람이다.
지금까지도, 여러 말도 안되는 역경들 속에서도 꿋꿋히 定道를 걷는 그녀는
- 내게 진짜 '의지'란 어떤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스승이다.
가장 위험한 시기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 나의 스승이자,
나의 친구이자 애인인 그녀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6. 김도원, 서기호, 지장운
2006 Imagine Cup 이후, 나는 LAPSTA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실제로 아프리카의 기아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했었다.
그렇지만, 당시 나에게는 '의지'하나만 있었으며, 그 '의지'마저도 '두려움'과 '의심'에 의해 흔들리고 있었다. 해결 불가능한 쓸데없는 일에 인생을 인생을 허비하는 것이 아닐까, 괜한 짓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등의 '두려움'과 '의심'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커져만 갔다.
그러나, 신념을 같이 하는 동료인 이들은,
KAIST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risk를 줄여나갔으며, 내 신념을 굳건히 해주었다.
부족함이 많은 나에 비해, 강력한 통찰력insight를 가지고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바쁜 일상에도 연구팀을 총괄, 투철한 책임감을 보여준 김도원
실제 업체의 지원을 이끌어내는데에 자신의 방학을 두번이나 포기해 가며 함께한 서기호
얼굴 한번 본적이 없음에도 참여하여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는 지장운
- 이들은 내 의지의 스승들이자, 내 신념의 정신적 지주들이다.
내 든든한 동료들이자, 스승이며 정신적 지주인 이들.
엄청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들을,
친구이기 이전에, 난 진심으로 존경한다.
7. 삼국지
사람이 아닌 책을 스승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우습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삼국지를 통해 여러가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배웠다.
이 역사적인 고전에 빠져든 나는 삼국지의 배경지식에 대해 쌓아갔고
- 이는 '거시史'에 대해 배우는 시발점이 되었다.
'거시史'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연대를 암기 한다는 것이 아닌,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배운다는 것이다.
또한 KOEI사의 삼국지게임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실제 프로그래밍을 시작한건 상당한 시간이 흐른 일이지만, 일종의 동경을 갖게 되었다.
이는
- 내 삶의 방향의 가장 큰 흐름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었다.
여담이지만 KOEI사의 삼국지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역사학도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도 나는 삼국지를 읽는다.
8. 이순신 장군
어린시절부터 이순신 장군에 대해 또래 다른 아이들처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차이점은, 부모님께서 관련 역사책을 많이 사주셨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였다.
그 덕분에 나는
- '미시史'에 대해 대해 배웠으며
인터넷이란 것을 처음 접하게 된 98년도?에 그동안 모아둔 자료들로
- 임진왜란에 대한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것으로 IT를 시작했다.
삼국지와 이순신 장군은 내가 지금의 길을 가게된 '거시적'인 방향을 잡게 만들어줬다.
지금은 많이 멀어졌지만, 조만간 현충사를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9. 정명근
중학교때 나는 다소 보수적이었고, 사춘기때 학생들이 누구나 그렇듯 고집불통이었다.
쓸데없는 자존심만 쎘었고,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 들일 줄 몰랐다.
그러던 중, 정명근이란 친구가 제주대학교 영재교육원 입학 면접시험때 했던 대답은 내게 대단한 충격을 주었다.
당시 문제는 "물에 절대로 섞이지 않는 액체가 있는데, 이를 물에 섞는 방법은 무엇인가"였는데, 정명근의 대답은 "그 액체를 녹일 수 있는 다른 액체를 찾아서 녹인 후에, 그 액체를 물에 섞으면 됩니다." 였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겉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네'였지만, 내 내면에서는 전기적인 충격을 받은 것 처럼 찌릿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물체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의 생각을 갖는 법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내게 처음으로
- 창의력을 가르쳐 준 스승인 정명근.
내 창의력의 시발점이 되어준 나의 스승이자 친구인
그를 내 TOP 9에 올린다.
10. 리스트에 올리지 못하거나, 기억하지 못한 스승분들
스승분들께 대단히 죄송하게도,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밝히지 못한 스승분들 계신다.
그 분들 중에는, 위 분들 처럼 '존경스러운 행동'으로 가르쳐 주신 분들도 있고, '
반면교사(反面敎師) '로 가르쳐 주신 스승분들도 계신다.
또한 내가 미쳐 기억하지 못한 다른 스승분들도 계신다.
존경스러운 행동으로 가르쳐 주신 스승분들이나,
반면교사로 가르쳐 주신 스승분들,
내가 미쳐 기억하지 못한 다른 스승분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서,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마지막 TOP 10은 비워둔다.
이 글을 작성하는데, 무려 2주 가까이 시간이 걸렸다.
내 기억 속의 모든 스승들을 더듬고, 그 분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다.
또한 그 생각들 속에서 지금의 나와 비교하며 반성하는 것 역시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제, 2주나 걸린 이 글을,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신 스승분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그리고 이런 좋은 기회의 계기가된 MSP 제도에 감사하며 이만 줄이고자 한다.
- 따스한 봄 새벽 리윈군 -